본문 바로가기

부릉부릉 바이크

눈 온 다음날 바이크로 출퇴근하며 느낀 점들


어제 밤엔 눈이 꽤 왔지만, 아침에 집 앞을 보니 땅은 젖어있을뿐 눈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출근길의 도로 사정도 차들이 다닐만한, 곧 내가 이동할 '도로'는 젖어있지만 눈은 없을꺼라 생각하고 바이크로 집을 나섰다.

                                                   <사진은 오늘의 도로사정과는 관계 없으나.. 아래의 내 심정을 대변함;>

집을 나와서 바이크에 시동을 걸고 잠시 멍 때린 후 출발.
역시 도로는 생각대로 눈이 '거의' 없었다.
'오늘은 좀 찬~찬히 라이딩을 즐기면서 가자. 그럼 된다'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출근길과 퇴근길을 모두 거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몇번이나 '깔 뻔 했다'(사고날 뻔 했다)

1. 정확히 차(바퀴)들이 다닌 '눈 녹은' 길로만 다닐게 아니라면, 아예 바이크는 놓고 가자.
   - 출근길 집을 나온지 3분 후쯤이었다.
      10도 정도의 완만한 내리막길에서 내가 가는 도로와 왼쪽 도로가 하나로 합쳐지는 상황.
      공교롭게도 두 도로가 만나는 부분의 안전지대틱한 곳에 눈이 살짝 덮여있다.
      '평소처럼 가되, 곧게만 가면 문제없을꺼야'라 생각하며 쭈욱 직진.. 계속가면 자연스레 합쳐진 도로를 타는 상황..

       왼쪽을 힐끔보니 버스 한대가 고속으로, 직진을 쭉 해온다.
       내가 그대로 가면 버스와 부딪히는 상황이고 버스는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오른쪽으로 '아주 약간' 방향을 틀었는데 이때 확- 뒷바퀴가 중심을 잃는다.
       '아 **, 이거 깔겠는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며 여차저차 흔들거리며 오른발로 도로까지 찍어가며(넘어갈뻔해서) 겨우 중심을 잡았다.
       식은땀이 등뒤를 스친다. '버스에 깔릴 뻔 했다....'
  
       > 교훈: '눈 덮인 길'은 직진이든 아니든 절대 가지 않는다. 않는다. 않는다.
                    미끄러운 길에서 땅을 지탱하는 것(타이어)가 앞뒤로 한줄밖에 없는 이륜차는 사륜차와는 그 '지탱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2. 맨홀 뚜껑은 직진으로도 가지 않는다. "무조건 피해라"
   - 퇴근길, 강남을 잘 가로질러 한남대교를 무난히 건너 드디어 집에 거의 다 왔다.
     이상하게 강북의 도로에는 강남보다 맨홀 뚜껑이 '눈에 띄게' 많다.
     (대체 왜???)
     어쨋든.. 평소처럼 맨홀뚜껑은 기왕이면 피하되, 무리하게 피하느라 리스크를 지기 보다는 차라리 '똑바른 자세로, 직진으로' 지난다.
     그러나 이게 왠일, 감속이나 가속이 없이 '흐르듯' 지나려는데도, 미끄러운 노면과 만난 고무 바퀴가 확 헛돌아주신다.
     넘어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또다시 가슴이 철렁한다..
   
    > 교훈: 맨홀 뚜껑을 피하는건 옵션이 아니다. 무조건 피한다.



3. '악조건'에서의 ABS는 "Life Saver"이
   - 위의 두가지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오늘은 '보통의' 노면을 지나는 동안에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횟수의 ABS가 동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ABS가 바이크에서 작동할때는 오른쪽 브레이크에 얹은 발을 통해 '틱틱틱-'하며 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도 ABS가 동작할때는 '이거 없었으면 지금 바퀴가 락걸려서 미끄러졌던거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고마워하는데..
      이런 미끄러운 도로에선 '헐.. 이거 없었으면 지금 바이크와 함께 땅바닥에서 봅슬레이 하고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BMW 바이크의 진정한 가치는 여기서 나오는거다. '잘 나가고, 잘 서는' 바이크..
      고맙다.. 800ST!
   
    > 추천: ABS는 차보다 바이크에 더 필수다. 한번이라도 덜 깔고 싶다면 ABS 장착 바이크를 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