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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문화

[영화보기] 마더 (Mother, 2009) - 준호형, 꼭 이래야만 했니?




오늘, 내 생에 꼽을만큼 불쾌한 영화를 봤다.
구구절절 쓰고싶지 않을만큼 인상 깊지만 불쾌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일단 영화, 그리 못만든 영화 아니라는거 인정한다.



(아래는 약간의 스포일러성이므로 조금이라도 영화 내용을 알기 싫은 분은 읽지 않으시길 권한다)



하지만.

영화 초반부에 여러가지 신(Scene)들로 하여금 관객들에게 김혜자님을 '보고있으면 가슴 한구석이 짠해지는 우리 엄마'로 인식시켜놓고,
어느 순간 아들의 친구가 불쑥 (주인도 없는) 집에 들어와 어둠속에서 옷도 거의 안걸치고 나타나선, 우리엄마 같은 분에게  '이런 씨x,   야,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는 멘트를 던질때.

그리고 아들이 엄마를 차갑고 비아냥대는 눈빛으로 쳐다보며(그것도 한껏 클로즈업 된 채로), '왜, 엄마, 이번엔 나 침놔서 죽일라구?' 라는 멘트를 던질때.


영화의 내용이 잘 짜여졌다거나 연출이 완벽하게 됐다거나, 주인공들이 연기를 잘했네 어쨌네 나부랭이들을 떠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을만큼 불쾌하기 짝이 없는 영화로 느껴질 뿐이었다. 잘 만든 영화 한편 보러 주말에 없는 시간을 쪼개어 극장에 갔다가 뺨 두대 맞고 나온 기분이다.

영화를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영화를 많이 보았다면 보았고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생각하는 나로서도 도저히 '이정도 선을 넘어서라도 전하려고 했던 것'이 꼭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그만큼 똑똑하지 않아서일지는 모르겠으나 ..'엄마'라는 존재가 아들을 위해서 어떤 것도 감수하고 많은 고생을 한다는 것은 이미 다른 장면들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아무튼 불쾌하기 그지없고, 좀만 덜 참았더라면 감독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했던 것만큼 블로그를 통해 적나라하고 저렴한 욕들을 날려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PS]  영화의 곳곳에서 보여준, 혹은 보여주려고 했던, 영상적(구도 & 색감) 완성도 또한 박찬욱 스타일의 모방으로만 느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