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RISE 레스토랑 부페,는 이렇다.

싱가폴 출장의 마지막 날,

그 많은 싱가폴 방문 중 유일하게 5일동안 크랩을 한번도 맛을 못먹었다.

올때만해도 칠리크랩을 먼저 먹나?, 페퍼크랩을 먼저 먹나?를 고민했었는데 5일동안 못먹을 줄이야.. -_-

그런저런 이유로 마지막 날에라도 크랩을 먹고 공항으로 갈까 했는데, 

비행기 시간이 거의 한밤중이라,

크랩을 호로록 먹고 시간을 많이 남기느니..

호텔 부페에서 책 읽으며 여유있는 '긴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뭔 사설이 이렇게 길어?

여튼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1층에 위치한 RISE 레스토랑의 저녁 부페는 이렇다.

일단 한바퀴 둘러본다, 어떤 메뉴가 있는지.

크랩, 홍합, 새우

사시미류

싱가폴 정취의 누들 보울을 원하는 재료 조합으로 만들어 먹는 코너

각종 뜨거운 요리

이따 한번 더 얘기가 될, 굴!!

인도와 말레이 정취의 음식들이 있는 코너

양갈비 구이 코너

양 다리 오븐구이 코너

이 외에도 초밥코너, 각종 샐러드 코너, 디저트들이 있는 코너 등이 있다.

이제는 가져다 먹을 시간.

초밥이 일단 네타(초밥 위에 올라가는 생선 부분)들이 겉보기엔 훌륭.

그런데 맛은 그냥 보통.

사시미도 그냥 보통.

초밥이든 사시미든 퀄리티는 우리나라로 치면 백화점 지하 회전초밥정도.

이번엔 양고기 로스트 2종과  콜슬로, 굽거나 찐 야채.

양고기 로스트는 별로였고,

콜슬로는 훌륭해 또 먹고싶어.

이번엔 찐 게, 새우, 그리고 굴.

찐 게와 새우는 딱 부페에서 미리 쪄서 준비해둔 그맛.

그런데 굴은??

훌륭해.. 신선하다.

그래서 '오늘 이 부페에서 실속 아이템은 굴이구나'를 직감.

굴을 한접시 가득 퍼오는데, 주변을 보니 나 뿐이 아니더라.

특히 이 부페 내의 백인들은 대부분 한접시를 굴만 퍼가더라. 무서븐 놈들.

여튼 이렇게 굴 잔뜩, 레몬 웻지 잔뜩,

그리고 화이트 와인을 한잔 준비해두고 (와인은 별도 주문 by the glass)

타바스코 한두번 츅츅-

레몬웻지슬라이스 한번 쫙 짜서 뿌리고-

포크로 푹 퍼낸 이 신선하고 살집 가득한 굴 녀석.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바다의 향, 그리고 약 0.5초 후 바로 이어서 따라오는 레몬+핫소스의 향의 조합.

냠냠 먹다가 그 향들이 입 안에서 사라질때쯤

그들의 잔향과 함께 즐기는 새콤하고 시원한 화이트 와인.

으.......

으....................

11월 굴철아 빨리 오거라.

(이 사진을 띄우고는 이제 못참겠어서, 냉장고 안의 김빠진 모엣샹동 한잔 따라와서 마시며 이어 쓰는 중)

그렇게 굴과 시원한 화이트 와인의 환상의 조합과 함께

당시 한참 읽던 책(아마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는 시간을 즐겨준 후

차가운 술로 인해 살짝 허해진 속을 다시 채우기 시작.

위는 내가 먹어본 중 가장 껍질이 김빠진 오리고기.

이어서 로컬 냄새 잔뜩 나는 누들 보울.

근데 내가 간을 잘 못했나?? 너무 국물이 완전 맹맹..

담에 여기서 드실 분은 국물 간을 잘 맞춰보시는걸로..

먹을 것은 다 먹었지만 시간은 아직도 어마무시하게 남아서,

화이트 한잔 추가와 함께 각종 견과류, 올리브 4종, 벌집, 약간의 햄,

콜슬로, 그리고 슬라이스 토마토 샐러드..

....

부페 식당이 언제 어디나 대부분 그렇듯 하나하나가 우와 너무 잘만들었다 할 메뉴는 없었다.

하지만 부페 음식을 종종 먹다보면 그런 촉이 온다.

'오늘은 이거 하나만 잘 패도 본전 이상이다' 라는 .. ㅋㅋ

이곳 RISE 레스토랑의 굴은 (최소한 이때는) 정말 그만큼 괜찮았고,

무제한 신선한 굴과 와인 한잔만으로도 나에겐 가치는 있었다. (특히 시간 때워야 하는 상황에선)

결론: 여행을 갔다면, 이런저런 상황은 이곳이 제일 낫다..라면 가라!!

(멀리서 찾아갈 정도는 아니니 그러진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