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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부릉 바이크

[K1600GT] 전국 투어 Day 5: 경주~통영~거제도 입성



경주에서의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어제 저녁 스시집에서 소주를 좀 달리는 바람에 해장이 필요.

모텔 호텔에서 나와보니 길건너에 24시간 뼈해장국집이 보이기에, 가보니까 닫았다.

그래서 바로 옆 편의점 컵라면으로 아침 해결.










컵라면을 사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1층 로비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뭔가 했더니 모텔 호텔측에서 무료 제공하는 아침 식사.

토스트와 잼, 그리고 바나나... 모두 내가 아침으로 먹기 싫어하는 것들.


그래도 원두커피 머신이 있길래 한잔 뽑아서 방으로 올라옴.

모닝커피와 함께 블로그에 4일차 일지를 쓰...려다가,


오늘은 통영/거제로 내려가는 날이니 거제에 숙소를 좋은걸 예약하기로 마음 먹음.

내일이면 아는 형님이 투어에 조인할 예정이고, 내 맘대로 숙소 정하는 거는 마지막이 될터이니..

이번 여행 중 '가장 좋은 1박' 카드를 오늘 써야겠다.










몇번의 검색을 거쳐 내가 결정한 오늘의 숙소는 '거제 파라다이스 오션힐 리조트'.

이름도 길다.


사진으로 본 숙소 내부와 전망이 내가 원하는 퀄리티는 되는 것 같아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A동으로 예약!










오늘 아침도 어김없는 주차장에서의 출발 준비

떠나기 전에 짐을 실으면서의 묘한 기분(피곤함, 낮섬, 설레임)은 매일 아침 찾아온다.










오늘 아침 경주 시내의 날씨는 흐리다.

꼭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날씨다.


일기예보는 찾아보지 않는다.

왜냐면 비가 오든 안오든 난 갈 길을 갈꺼니까.










경주를 빠져나가기 위한 길에 만난 논밭들 중 하나










경주를 벗어나는 길에도 벚꽃은 방방곡곡에 피어있다.










경주를 벗어나 얼마나 달렸을까.


청도군에 들어선다.

드라마 '떼루아'에서 많이 언급되어 귀에 친숙한 이름.


이번 전국 일주를 통해 평소에 듣고 보기만 하던 지역들을 많이 봤다.











청도 입구에서 바이크 세운김에.










도로에는 오는 차도, 가는 차도 없다.

철저한 적막.


이번 투어에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이런 적막 속에서 무념무상으로 달리기만 한 시간들.


나에게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

나에게서 뭔가 이익을 얻어내려는 사람들,

나를 속이고 거짓말 하는 사람들,

골치만 아프고 해결되지 않는 일들,

내가 주변인처럼 느껴지는 시간들,


그 모든 것에서 잠시 떨어져,

길과 나,

바이크와 풍경만 있던 시간들.











청도를 지나 밀양에 진입했다.










밀양을 지나 통영.


여기는 통영항 옆의 중앙동, 하고도 충무김밥 골목.

거리는 평일인데도 무지 북적북적하다.

벚꽃철이라 관광버스타고, 승용차타고,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구나.

아마 다음주 군항제가 끝날때까지는 계속 이럴듯.










항을 끼고 구비구비 아담한 바닷가 길











충무깁밥을 개발하셨다는 뚱모할매 김밥집으로 왔다.

그런데 할매 별로 안뚱뚱하신 것 같은데요..










아침에 컵라면을 먹은 이후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는 고프지만.

충무김밥은 오늘의 점심 식사가 아니다.

요거는 내일 아침밥용으로 포장해가고..










오늘의 점심메뉴는 여기.

통영 서호시장에 위치한 '분소식당'


시장에 있는 밥집이고 겉보기도 그냥 그렇지만,

그래도 블루리본서베이에서 통영 맛집으로 인정 받은 곳.

(카더라 통신임.. 내가 갖고있는 블루리본서베이 책에서 확인해보려 하니, 내 블루리본서베이는 서울판이다. -_-)










유명 맛집이라, 평일 오후 세시경인데도 좀 기다렸다가 자리잡고 한상 받음.

요것이 바로 분소식당의 졸복국










이게 졸복이라는 복이다.

통영에서 유명하다는 작은 복.


분소식당 졸복국의 국물은 담백하고 시원하다.

서울 금수복국의 복국 지리와 비교하면 거기서 MSG를 뺀 맛..^^

금수복국에서 서울/본점 가리지 않고 미원 잔뜩 넣는다는 소문은 워낙 많이 들어서..










복국에 쓰는 다대기를 주셨는데, 파와 뭐가 많이 들어간 빨간 다대기..


딱 보기에 뭔가 포스가 느껴지고 맛을 봐야 할 것 같은 다대기..

국물 망칠까봐 먼저 맨입에 다대기를 조금 맛보고, 맛이 괜찮아서 국물에 넣기로 결정.


일단 맑은 국물도 아까우니.. 맑은 국물을 반쯤 소비한 후, 다대기 투입.

맛있다.

뭐가 더 맛있다고 우열을 가리기는 힘드니, 이렇게 반반 먹는게 젤 좋을듯!










밥 먹고 소화 시킬겸 서호시장 살짝 구경.

통영의 시장이라기에 좀 더 재래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을 기대했으나..

'시장 정리 템플릿 작업'이 적용되어 있었다.










돌다가 갑자기 눈이 커짐.

이번 여행 전부터 '털게 먹고싶다'를 종종 생각하던 내 눈에 털게가 들어왔다.










시장내에 털게를 파는 집이 많지는 않다.

여튼 가장 큰걸 파는 집을 찾아서 흥정.


최대한 살이 찬 놈으로 골라서 다섯마리를 '현지 특산물 조공'으로 아내에 택배를 보내고,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점검차 나도 두마리 쪄서 포장

(나중에 서울와서 보니.. 저 털게들이 집에 '도착했을때' 살아서 움직인건 물론이고, 그 몇일 후에도 냉장고에서 꺼내니 살아 움직이더라는 전설)










털게집 옆집이 또 마침 통영 수협 중매인이신 분이 운영하시는 전복집이네.


그런데 자연산 전복이 엄청 큰 것들이 있다.

전복 좀 만져봤다는 내 눈에도 좋아보이는 자연산 전복.

요건 어른들 드리기 딱 좋은 것 같아서 좋은 놈들로 흥정을 미리 해두고,

맛 검증을 위해 '양식' 작은 것 세마리와 '자연산' 적당한 거 한마리를 회를 떴다.










왼쪽이 자연산 전복, 오른쪽이 양식 전복.

자연산 전복은 껍데기의 색도 진하고, 자연에서 어우러져 살던 놈이라 딱지에 뭐도 많이 붙어있고 모양이 지맘대로임.










통영에서 늦은 점심도 해결하고 저녁꺼리도 샀으니,

거제에 진입.










거제에도 벚꽃이 한창이다.










한동안 달리다가 또 벚꽃이 좋은 포인트가 있기에 한장.












그렇게 얼마를 달려 도착한 오늘의 숙소.

다시 한번 그 이름도 긴 '거제 파라다이스 오션힐 리조트'

서울 사람 눈에는 전망 좋은 펜션.










이곳이 내가 묵을 A동 숙소의 거실.

좋기는 참 좋다.

다음에 가족여행 오면 좋을 곳으로 즐겨찾기 추가.










아이뻐5에도 있는 파노라마 기능이 DSLR에는 없어서, 두장 찍어 포토샵으로 붙인 사진.

내 엄청난 실력 덕분에 수평선이 중간에 꺾여있네.


여튼 이것이 숙소 발코니에서 보이는 거제도 바다 전경










경치 좀 보고, 핫샤워, 빨래, 빨래널기 등을 마친 후 .. 저녁식사 개시.

숙소가 바다 언덕에 뚝하니 있는 곳이라, 모든게 내가 사온 자체공수 메뉴.










아까 쪄온 털게.


분명 살이 맛은 있었으나.. 내가 기대한 털게가 아니라서 좀 실망.

살이 터질듯 꽉 차있는, 내가 옛날에 동해에서 먹어보고 감탄을 연발한 그런 털게가 아니다.

나 혼자 먹고 말면 무던했겠으나, 그래도 통영까지 와서 서울로 올려보낸 털게가 이러니. 더 아쉬움.

여기서 교훈: 털게는 마리당 3만원정도 되는 놈은 사야 퀄리티가 훌륭할 듯 하다.


암튼 혼자 안주삼아 별미로 먹기엔 충분했다.








오늘의 기대주 자연산 전복.


양식이랑 바로 비교해가며 먹으니 이건 뭐..


대단한 식감(쫄깃함/오드득함)이다.

자연산 몇개 먹다가 양식 먹으니 마치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것 같다.










너무 안주만 사온 것 같아서, 내일 아침 식사용으로 사온 충무김밥도 몇개 집어먹음.

충무김밥의 오징어무침은 훌륭한 맥주안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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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밤은 흘러가고..

주말이라고 TV에서 재밌는 것을 많이하니 그거 보다가 잠들다.





......... To be continued to Tour Day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