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릉부릉 바이크

[K1600GT] 전국 투어 Day 6: 거제도 ~ 경남 산청군 중산자연휴양림



거제 파라다이스 오션힐 리조트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어느덧 '나 홀로 전국투어 6일차'


숙소 안방(?)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오니, 서울 집에서의 아침을 떠올리게 된다.

잠시 집 생각 좀 하고..









어제 남긴 충무김밥을 먹으며, 아이패드로 오늘 거제도를 어떻게 돌아나갈지 루트를 짠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거제도이니.. 그래도 어떻게 생겨먹은 곳인지는 봐두고 싶은 마음.


게다가 오늘 밤에는 서울에서 정원형이 내려오기로 했다.

이제 목적지와 도착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새 혼자 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해진 것일까.

무한 자유에 익숙해진 것일까.


처음에 혼자 내려와 돌아다닐 생각을 할때는 엄두도 안나고 겁도 나던 것이..

이젠 누군가와 만날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움직이는 것이 조금은 번거롭다.

(둘이 다녀보니.. 결론적으론 '둘도 좋다!'라는 경험을 했지만.. 이날 아침의 마인드는 그랬다)












'아마 이곳을 다시 올 일은 생기지 않겠지'라던가

'바다는 참 봐도봐도 안질리는구나' 생각을 하며

혼자 거실에 앉아서 피우는 담배.










매일 아침 대부분 '오늘 하루의 라이딩을 준비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주차장샷'을 찍었는데,

이번 숙소에서의 주차장 샷이 없다.

아마 펜션(이름은 리조트인데 사실 펜션에 가까워서) 사장님과 관리하시는 분 등등이 너무 쳐다보셔서 그냥 나온듯..ㅎㅎ


여튼, 길로 나와 달리니 거제도엔 벌써 유채꽃이 만발.

바다를 끼고 달리는 풍경이 벌써 6일째인데, 매일 아침 바닷가를 달리며 보는 풍광은 너무 좋기만 하다.









거제의 해안도로 라이딩은 동해처럼 쭉 뻗은 길이 아니라, 언덕을 오르고 내림이 반복된다.

사진은 그 중 어떤 언덕에 설치된 조망포인트.










이곳은 또 다른 언덕에서의 조망 포인트

통영와 거제는 이렇게 작은 만(맞나)을 기준으로 옹기종기한 마을을 자주 볼 수 있다.










장승포항에 도착,

장승포항에 수없이 늘어선 게장백반집 중 하나에 들어선다.


인터넷으론 '싱싱게장'이라는 집이 유명한데, 예이제라는 곳이 겉보기에 더 나아보여서 입장.. (결론은 선택 실패)










게장 정식 1인분의 상차림 (12,000원)

게장은 간장, 빨간양념 두종류 + 새우장이 나오고 무한 리필.










간장게장 - 너무 짜다.









양념게장 - 너무 달다.










새우장 - 간은 적당하다. 그러나 그닥 맛은 없다.


결론적으로 무한리필집이지만, 아무것도 리필하지 않았다.

난 원래부터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 무한리필보단 그냥 적당량이 매우 맛있으면 좋겠다.









밥을 먹고 다시 달린다.

거제에는 조선소가 많다. 사진은 그 중 하나의 모습.










한참을 달려, 거제를 벗어나고 통영을 지나,

진주/사천 방향으로 업,업,업.










쭈-우-욱, 달려, 이곳은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성철스님 생가' 앞.

무지하게 큰 곳이다.

그런데 성철스님 생가가 왜 이렇게 큰가 했더니, 정부와 민간자본이 합 50억이 들어가 리빌딩한 곳이란다.

그런데.. 그럼 더이상 생가가 아니지 않나.. 생가'터'일뿐..

실제 성철스님이 살았던 집으로서의 의미는 없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생가 앞 슈퍼마켓 쉼터 벤치에서 약 10분간 누워서 휴식.

시간을 맞추려고 너무 쉼없이 달렸다 (약 두시간 논스톱)











서울서 내려오는 정원형보다 내가 약 한시간이 빠르다.

따라서 내가 '일용할 양식' 장을 보기 위해 산청군 시내(읍내라 해야하나)에 진입했다.


마침 대형슈퍼마켓이 있기에,

여기서 삼겹살 500그람 / 각종 탄산음료 / 맥주 / 물 / 라면 / 김치 등등을 구입.


탑케이스와 새들백 세곳에 골고루 나눠담음.

이제 바이크의 총 무게는 400키로쯤 될 것이다.

오늘 깔면 절대 못일으킨다..









숙소인 지리산의 '중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중.

바이크가 무거워서 절대 깔면 안된다니까.. 


산을 하나 넘는데 코너가 어마어마하다.

산을 넘는 경사 속 급코너의 연속.

사진상 네비 화면을 보면 길이 얼마나 꼬불꼬불한지를 알 수 있다.










슬슬 지리산으로 들어서면서 벚꽃나무들이 보이기 시작.

완전 만개했다.










아까 코너들로 가득찬 산을 넘을때 고생한건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길이 너무너무, 너무나 좋다.










자연휴양림으로 올라가는 길의 마지막 몇분은 살짝 비포장이 많이 섞여있다.

정신차리고 다 올라와서 포장로가 다시 나온 기념으로 찍은 사진.










드디어 자연휴양림 도착!

주차까지 완료.










내가 먼저 도착했기에 정원형이 예약해놓은 숙소키를 받아서 입실.

사진상의 저곳이다.

사실 나는 통나무집과는 친하지 않지만.. 이런 여행도 저런 여행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맘을 편히 먹기로.










여튼 입실해서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장 봐온 것 냉장고에 싹 정리해두고,

배가 고파서 기다리는 동안 맥주와 감자칩.










맥주 한잔 마시고 있자니, R엔진 특유의 엔진소리가 들려온다.

정원형 도착.










고기를 소금구이반, 김치두루치기 반으로.. 형이 요리해줬다.

원래 이런데 나오면 직접 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나처럼 인성 좋은 사람일세!! ㅋㅋ










고기꿔서 맥주랑 소주 한잔씩 먹고..

라면도 먹고..


앞으로 투어를 어떻게 진행할지 상의한다.


그런데.. 형이 최소 3박은 할 줄 알았는데, 오늘 포함 최대 2박이 가능하단다.

그리고 형은 바다쪽보다 내륙을 보고싶단다.

그럼 원래 계획이었던 여수 / 완도 / 땅끝 / 서해 일부는 못볼 것 같다.


잠깐 고민해본다.

'같이 내륙보고.. 형을 보내고 나는 원 계획을 완수하고 갈까..?'


그러나 형도 복귀는 둘이 같이 하고 싶어하고,

나도 갑자기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결론은.. 내일 화개장터 찍고, 쌍계사 벚꽃길 보고.. 지리산 타고..

그담엔 내륙으로 그럭저럭 올라가는걸로.


.. 정하고, 꿈나라로 ...



....

....




가고 있는데..




..


'톡, 토톡, 토도독'

'탁탁, 틱틱'


칠흑 같이 깜깜한 방에 묘한 소리가 난다.


살짝 소름이 돋아서 불을 켜니 천장에..



....


...









저런 왕나방이 한 일곱마리쯤 붙어서 ..

천장 기어다니는 소리와 날개짓 하는 소리를..


으!! 난 이래서 숲속 휴양림, 통나무집, 캠핑이 싫다고!!


여튼 수건으로 저 놈들 다 잡고..

다신 이런 곳에서 자지 않겠다 다짐하며 잠에 든다.




......... To be continued to Tour Day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