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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맛집

[홍콩 맛집] 카우키 고기국수 near 소호

홍콩에 가기 전부터 여러 소스로부터 추천을 받고 기대를 많이 한 곳이 카우키.


'양조위의 단골 맛집'이라느니, '줄 서서 먹는 홍콩 최고의 국수'라느니.. 많은 수식어가 붙은 곳.


큰 기대를 가지고 동선을 짜고, 드디어 방문해봤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광경이 이렇다.


역시 소문처럼 길게 늘어선 줄.


손님들을 가차없이(?) 합석시켜가며 회전률을 극대화하는 맛집이기에.. 줄을 서더라도 입장은 생각보다 빨리 할 수 있었다.













홍콩 달러 현금으로만 결제 가능하고, 다른 안되는 것들이 수두룩 빽빽..ㅎㅎ


'맛은 있지만 친절은 기대하지 마라'라고 써놓은 느낌.^^













진짜 홍콩 영화의 국수집 한장면을 보는듯 하기도 하다.


느와르 영화 주인공들이 몇명 모여서 '나시' 입고 금목걸이하고 국수를 먹고있을 것 같은 분위기.













오픈 주방 (??) ^^













우리의 합석 멤버들.


이 지역분들인가 했지만, 먹는 법을 몰라 우리쪽을 흘끔흘끔 쳐다보곤 했던..













이것이 홍콩 최고 국수집이라는 카우키의 메뉴판과 가격표.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도착해서 테이블에 앉자마자 한국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셨다는.













주문한 고기국수 2종 등장.


안심 쌀국수와 뼈빼기 갈비부위 국수 + 납작 쌀국수 조합이었던 것 같다.


사진상 앞에 있는 국수가 뼈빼기 갈비부위 (뼈를 뺀 갈비) 인 듯.

아주 오래오래 끓여서 고기가 그냥. 입에 넣으면 녹는 수준.













요것은 소고기 안심 납작한 쌀국수.


국물 육수 맛은 똑같다. 위에 올라가는 고명의 차이일 뿐이다.

육수는 소문난 대로 꽤 진하고 진국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종류는 다르지만 '리틀사이공', '명동교자', '안동국시 소담' 정도가 이정도의 괜찮은 국물과 함께하는 국수.














조금 먹다보니 좀 많이 느끼한 감이 있다.


메뉴판엔 음료 말고는 야채류 등의 사이드 메뉴가 없었기에 반찬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아쉬운대로 식탁위에 차려져있는 매운 소스를 뿌려먹어보니 조금은 낫다.


향후 호텔원과 대화 중 이런 아쉬움을 얘기하니 한가지 팁을 준다.


'홍콩 어느 식당을 가든, 피클류를 요청하면 준다 (돈은 내야한다)'











그릇이 우리나라 공기밥보다 1.5배정도 큰.. 정도 사이즈의 작은 면기이기에, 후딱 한그릇을 비웠다.

옆자리의 아내는 느끼해서 다 못먹겠다며 남김.


면이 명동교자나 안동국시처럼 부드럽기 때문에 후루룩 후루룩 잘 넘어간다.

헌데 사진의 빈그릇에서 보이듯 면이 젓가락으로도 쎄게 쥐면 그냥 끊어져버리는 수준..


명동교자나 안동국시의 칼국수는 자칫 질기거나할 수 있는 칼국수 면을 육수와 함께 푸욱 끓여

부드러운 정점까지 끓여냈지만 그렇다고 젓가락으로 건져들면 투툭 끊어져버리는 수준까지는 아닌데,


카우키의 쌀국수 면은 얇고 납작한 쌀국수가 좀 오버쿠킹되어버리긴 했다.

(이런게 홍콩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으나?)


...



여기까지가 먹으면서 느꼈던 점인데..

한줄 요약하자면 '유명세만큼 육수도 훌륭하고 맛있는데 좀 느끼하고, 면이 너무 익었다' 인 셈인데,


이게 한국에서 요즘 출출할때 종종 생각이 난다.

워낙 면 매니아라 시시때때 상황별로 각종 면이 생각이 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런 느낌이랄까,

한국에서 하동관 곰탕을 처음 먹기전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기대감 꽉 채워 첫방문했다 실망하고,

그 후에 '기대감은 제외하고' 맛이 종종 생각나서 한번 두번 더 먹다보니 매니아가 되는..


생각해보니 재밌는건 예전부터 진한 한국식 소고기육수에 쌀국수 면을 넣은 음식을 아내에게 종종 얘기했었는데,

지금 글을 쓰면서 얘기해보니 얘랑 걔랑 같구나.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였던가.^^



...


결론은...


소호 근방에 있기에, 그리고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시작점과 그리 멀지 않기에,


홍콩 여행자들이 한번쯤 경험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국수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