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최고 후회 없는 음식과 최고 후회되는 음식이 같은 곳에서..

금번 홍콩 휴가는 떠나기 전 '먹방 여행'이라는 부제를 붙일만큼

각종 맛집들에 대한 검색에 검색을 거쳐 '맛집을 위주로한 여행 동선'을 짰을 정도였다.

그만큼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 소개된 홍콩의 먹거리는 그 유명한 야경만큼이나 화려해보였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이 따라온다 했던가,

막상 인터넷에서 화려하게 소개된 맛집들을 택시를 타고 가서, 줄을 서고, 고생 끝에 맛보게된 그 음식들은..

한국 곳곳에서 '이 메뉴만큼은 서울에서, 한국에서 여기가 최고'라는 맛집들에 비해 크게 나은 바를 찾을 수 없었고,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국보다 큰 나은 점을 못 찾겠다는 이야기이다: 바꿔보면 한국의 요식업계도 이제 글로벌 레벨이라는 해석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홍콩의 지역색인지, 먹는 메뉴마다 하나같이 '느끼함'이라는 맛특색이 조금씩 한국보다 도드라진 성향을 찾을 수 있었다.

하여간..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공교롭게도 & 어이없게도, 

우리 부부가 맛을 보고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크아...' 라는 말을 뱉었고,

'이거 정말 맛있네..'라는 감탄사를 내뱉은 메뉴는 바로 이것인데..

바로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 룸서비스로 시켜먹은 쌀국수다.

'국수를 룸서비스로 배달시키면.. 면은 불고 육수는 식고.. 갓 조리해내는 음식도 아니고 맛이 있겠나' 싶겠지만

위의 사진처럼 뜨!끈!한 육수를 별도 병에 담고, 국수와 신선한 야채를 따로 담아 가지고 온다.

그래서 육수병의 육수를 보울에 부어 담으면..

이런 모양이 되고..

여기에 생라임을 짜넣거나 고추기름을 첨가하는 등의 '개인화'를 시킬 수 있었다.

뜨끈하고 진한 육수 안에, 정말 알맞에 익은 쌀국수와 각종 야채, 고기들..

이 글을 쓰면서도 내내 침이 꼴깍 삼켜질 정도로 맛이 좋았다.

진한 고기육수이지만 느끼함이 과하지 않도록 라임즙에서 나오는 산미 등이 다함께 어우러져

'어느 한 맛'이 과하지 않고 조화로이 어우러진, 가히 '시킨 것을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엄지척 메뉴였다.

- 물론 찾아가서 고생하고 어쩌고 하는 부분이 필요없었고, 방안에 편히 앉아 먹는 최고의 맛이라니 더더욱 가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또 동시에

우리가 '이따위건 왜 시켰지? 와인 안주로도 먹을 수가 없네'라 했던 것 역시 그랜드 하얏트 홍콩 호텔의 룸서비스 메뉴인데..

바로 이 볼로네제 파스타 (also 룸서비스).

와.. 진심 이렇게 맛없게 만들어도 되는거?

어떤 맛이라 생각하면 되냐 하면..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 소스를 사다가 고기 조금 갈아넣고 데운 다음에,

봉지 파스타면 삶아서 소스에 비벼넣은 후,

한 15분 정도 뒀다가 불은 파스타를 먹는. 그런 맛.

.....

.....

.....

위 두 메뉴가 장르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호텔 내 각기 다른 레스토랑에서 다른 쉐프가 만들었을 것임은 자명하지만

그랜드 하얏트 홍콩이라는 하나의 호텔에서 이렇게 극과 극 수준의 음식이 나오고 있음이 조금 아쉽다랄까.

하여간 다음번에 혹시 그랜드 하얏트 홍콩을 방문한다면, 이 쌀국수는 반드시 또 시켜먹을 것이다.

아니, 이 쌀국수 때문에 호텔을 또 다시 여기로 예약해야겠다 싶을 정도.

- 기타 번외편으로 그랜드 하얏트 홍콩 내의 일식당인 KAETSU 후기 -

여긴 맛이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맛이 없지도 않은데..

당시에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었기에, 그냥 기록삼아 정보삼아 남겨둔다.

KAETSU의 인테리어는 고가의 호텔 일식당 치고는 매우, 매우 일반적이다.

앞쪽에 커다란 다찌가 하나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선우를 위해 시킨 우동 - 그냥 기본 스타일이라 보면 되고 가스오 국물에서 약간 탄내를 낸 스타일.

참치, 오탄에비(도화새우), 아마에비(단새우), 히라메(광어) 그리고 호타테 (가리비 관자) 초밥

맥주 안주겸 밥으로..

한가지 한국 스시집과 비교해 확 달랐던 점은 스시에 올라가는 생새우들의 점액질부분이 꽤 살아있다는 점.

일본에서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한국에선 확실히 새우 점액질의 존재감이 별로 없었는데 여긴 꽤 있다.

왜그럴까? 새우가 커서 그런가 싶기도..

하여간 덕분에 맛은 좀 담백하기보단 느끼한 감이 있었다.

가리비 관자 초밥 또한 크기가 한국에서 흔히 보던 것의 1.5배는 되는 크기.

그래서 또 한국보단 좀 느끼하단 생각..

그래서 결국 그냥 아부리해달라고 부탁해서 먹음..

결론: KAETSU는 담에 간다면 애 우동이나 먹이겠다.

이상 장장 몇개 포스팅에 걸친 '그랜드 하얏트 홍콩 투숙기' 시리즈를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