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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쿠킹과 음식

추석연휴 가락시장, 그리고 갈치조림

이어지는 불면증으로 명절 연휴 기간에도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명절의 마지막 날에도 당연히 꼭두새벽부터 눈이 멀뚱멀뚱 떠진다.


아침 일찍부터 고요한 집 안에서 물도 마시고 책도 읽고 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정말 별 것 없이 긴 연휴가 지나가버렸다..' 싶은 생각이 들어, 가락시장이라도 한번 나가본다.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다.

근래 가본 중 가장 한산한 모습.


이른 아침의 강한 햇살이 만들어내는 과다노출 사진의 모습이 따뜻하다.












수산시장 역시 내부로 들어가보니,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고, 약 15% 정도의 가게들만 열어 장사를 하는 모습이다.


어쨋든 설렁설렁 이곳저곳 구경하며 누벼본다.

하지만 딱히 살 것을 정하고 간 것이 아니다보니, 상인들이 호객 행위를 해도 흥정할 꺼리 자체가 없다. ㅋㅋ

(사실 석화(굴)와 민어회를 좀 볼 생각은 있었으나, 석화는 제철이 아직 열리기 전이라 없고, 민어회는 제철이 끝나서 없다.. 고로 관심사는 도착하자마자 사라져버림)


하여튼 여차저차 돌아다니다 갑자기 "제주 직송 생물 갈치"라는 표어가 붙은 가판에 꽂혀서

마리당 무려 2만 5천원짜리 갈치를 한마리 사왔다.










남** 할머니 요리책을 사두고나서 딱히 써먹을 일이 없었기에

책의 목차 중 '갈치조림'이 있었던 게 기억나 갈치를 사온 것인데,


남 여사님 레시피는 국물이 거의 없는 스타일이다.

레시피를 보고 '음.. 난 국물 있는 스타일이 좋은데, 그래도 거장의 레시피니 맛있을까?'하며 만들어 봄.










그래도 일단 여사님 레시피대로 국물 적은 갈치조림을 만들어 본 결론은... 난 국물이 충분한게 좋다. :)


갈치조림은 뭐니뭐니 해도,

스푼으로 갈치살과 국물을 풍성히 한스푼 퍼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 공기에 담아,

밥과 함께 푹 퍼 먹을때의 기분이 최고.


여사님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론 갈치는 공감하기 힘드네요 :)


아직까지 미천한 나에게 한식은

고급 한정식집에서 젓가락으로 깨작깨작 거리는 것보단

뭔가 정이 넘치게 푹푹 팍팍 퍼서 우적우적 아구아구 먹는게

훨씬 더 맛깔나고 식욕이 돌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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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슬슬 요리할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슬럼프에서 빠져나올껀가 싶기도 한데.. huh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