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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쿠킹과 음식

압구정동 강남 한일관의 "서울냉면" 간만에 들린 압구정동의 한일관 강남점. 이 동네에서 담백한 냉면이 땡길때 가끔 먹는 "서울냉면" (가격 10,000원) 식판에 배추김치와 '과일사라다'와 함께 같이 나오는 처음보면 조금 황당한 냉면 셋팅이지만.. 그래도 놋쇠그릇에 냉면이 정갈하고 고급스럽게 담겨 나오는 편이고.. 평양냉면 베이스이지만, 이름이 "서울냉면"인것답게.. 완전한 평냉 스타일은 아니다. 약간(많이는 아닌) 함흥냉면 육수 스타일로 조금 간 스타일의 육수. 대신 강남권의 유명 평양냉면 맛집(강서면옥이나 우래옥 강남점)의 육향 진한(가끔은 좀 텁텁할만큼 기름지다 느껴지는) 육수보다는 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보기
밥맛 없는 여름날의 점심 셋트메뉴 나른하고 늘어지는 더운 여름 낮. 입맛은 없고 배는 고파오고..냉면은 생각 나는데, 주말 점심시간이라.. 원하는 수준의 맛집을 가면 줄이 길테고.. 고민고민하던 찰나 내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1) 어제 만들어 냉장고에 재워둔 양념게장 (2) 어제 만들어 냉장 중인 양지 육수. 둘 중 뭘 먹지 생각하다가그냥 둘 다 조금씩 먹기로 결정. 맥주 한캔 따고 이것저것 휘휘 꺼내어 요리 시작. 먼저 뜨거운 것을 먹고싶어서,밥솥의 만들어둔 밥은 무시하고, 햇반 하나 뜨끈뜬끈하게 데우고,양념게장 살 쭉 짜서 한켠에 담는다. 양념게장 살을 좀 더 맛깔나게 즐기기 위해깨소금 약간과 참기름 살짝 뿌려준다. 가끔 저기에 추가로 김가루를 뿌려먹어도 별미다.. 슥삭슥삭 비벼서 한스푼 푸욱.검은 배경이 아니라 밥의 김이 모락.. 더보기
여름맞이, 서울 최고의 평양 & 함흥냉면집 방문 소회 김세넷(요즘은 그렇게 불러주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여전히 나에겐 김세넷인, 이 블로그)에 음식과 관련한 카테고리는 두개로 나뉘어있다. 하나는 '쿠킹과 음식'에 대한 단상을 간단히 적는 곳이고,하나는 '맛집'을 소개하는 것에 가까운 컨텐츠를 올리는 곳이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까다로운 맛집'은 정말 '어머 남들도 이런 좋은 곳은 가봐야해'에 가까우며, '까다로운 쿠킹과 음식'은 말 그대로 (내가 하는) 요리와 여러 음식에 대한 생각을 올리는 곳으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생각도 쓰고, 맛없는 음식이나 과대평가된 음식점에 대해서도 쓴다. 서두가 길었는데.. 점점 날씨가 무더위로 변해가는 요즘, 지난 한주동안 점심에 냉면집을 두군데나 갔다.(집에서 만들어먹은 모밀면 등을 포함하면 아마 네끼 이상을 '시.. 더보기
'엄마의 곰탕'과 '하동관 곰탕' 얼마전 밖에서 볼일을 보다가 하동관의 곰탕을 먹었다.곰탕이나 국밥만큼 혼자서 '후딱 but 든든히' 먹기 좋은 음식이 없다. 곰탕 중에선 하동관 곰탕을 참 좋아하는데,특유의 감칠맛과 진한 국물이 일품. 그런데 생각해보면 다들 어린 시절 한두번쯤은 질릴정도로 먹는 '엄마표 곰탕'은하동관 곰탕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참 맛이 단순하고 밋밋하다. 집에서는 소꼬리를 위주로 '뼈를 고아내는' 뽀얀색 국물을 만들기 때문에상대적으로 '뼈맛'일뿐이고..하동관 같은 전문 영업집에서는 각종 살코기 부위와 내장, 지방, 등을 충분히 많이 넣고 같이 푸욱 우려내기 때문에,특유의 고기 감칠맛과 복잡하며 맛있는 고기육수 맛이 나는 것.. 사실 소규모의 가족이 있는 집에서는 섣불리 만들기 힘든,꽤 대량의 제조를 해야만 하는 요리라 할.. 더보기
같은 버거, 다른 느낌 예전에 블로그에 소개했던 브루클린 버거조인트의 버거.(예전 포스팅 링크: http://kimse.net/446) 처음 몇번은 참, 맛있었는데. 이번 방문(을 포함한 요즘)이 맛이 없다고 느껴지는 건, 단지 혼자 가서 먹었기 때문은 아닌듯..예전 사진을 보면 버거 자체 비쥬얼이 달라..뭐가 문제인지..?? 그래도 맥주 한잔 꿀떡꿀떡 들이키고 그 기분에 일어선다. 더보기
'추억의 옛날식 순두부'와 '뜨는 왕돈까스'에 대한 단상 나에겐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순두부집이 하나 있다. 절대적으로 객관적으로 봤을때도 꽤 맛있는 집이지만,어린 시절의 많은 기억이 머물러있는 곳이기에 더욱 좋아하는 집이다. 초등학생 시절의 내가 살던 그 동네, '남산동'에 있는 작은 순두부집이다.당시엔 남산 순환로 언저리에 많지 않았던 몇개의 기사식당 중 하나였다 (지금 원조라고 걸린 집들 보면 얼마나 우스운지..) 상차림도 위와 같이 간단한데 장사가 정말 잘되던 집이었다.이유는.. 맛있으니까. 당시 어머니가 회사를 다니셨기 때문에, 초등학생인 내가 학교를 파하고 집에 돌아와 먹을 밥이 마땅치 않았다.그래서 어머니는 집근처 식당 몇개에 '우리 애가 오면 시키는 음식을 좀 주세요^^ 매월 말에 다 결제해드리겠습니다.'라고 일종의 자매 결연을 미리 맺어두었고,.. 더보기
SSG 푸드마켓 '그래머시홀'의 완벽한 새우 샌드위치 얼마전 주말,SSG에서 장보고 먹었던 샌드위치. 큰 기대없이 시켰던 이 샌드위치에서 완벽한 궁합을 발견했다. 튀겨낸 새우, 상추, 오이, 아보카도, 토마토, 드레싱에 버무린 양배추. 이 조합이 이렇게 완벽한 궁합을 보여줄지는 몰랐다.최근에 먹어본 중 '뭐가 입에 넣기 힘들정도로 그득그득 담긴 샌드위치'류가 아닌.. 어찌보면 겉보기엔 소박하지만 well-balanced된 샌드위치. 이런 정도라면 단순히 비싸고 보기좋은 것만 잔뜩 넣은 것을 만드는 요리사가 만든게 아니다.재료의 특성과 궁합을 잘 알고, 그들의 합이 어떤 맛이 나는지 잘 만들어낸. 다음에 또 한번 맛보고 싶다. 더보기
[영화보기] TV속 맛집은 사기이다? - 트루맛쇼 요즘 '블로거지'라는 표현이 새로 생겼다고 한다. 내용인즉, 어떤 일식집에 손님이 몇명 왔는데 가장 비싼걸 몇개 시켜먹더니, 마지막에 사장 불러달라고 해서 '내가 파워블로거인데, 블로그에 글을 올려줄테니 음식을 공짜로 달라'고 했다가 사장이 거절하자 나도 돈 못낸다 배째라 해서 경찰을 불렀더니 주머니에 전재산이 8천원 있었다는. 웃지 못할 스토리. "나는 TV 맛집이 왜 맛 없는지를 알고있다" 라는 메시지로 시작하는 트루맛쇼 다큐 같지만 영화다. 마치 한국의 마이클 무어 같은 김재환감독의 영화다. 영화는 "방송에 나오는 맛집은 대부분 '협찬의 산실'이며,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Yellow journalism적으로 만들어진 허구적 메뉴 아이템까지 만들어내고, 맛집 고객 인터뷰는 실제 소감이 아니라 대본.. 더보기